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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T LAB ARCHIVE / 팀 일지

Day 30 - 절망의 늪지대, 그리고 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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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피곤한 아침이었다. 다들 비슷한 상태였던 것 같다. 전날 회고에서 적었듯 우리의 실내지도 앱에 "킥"을 더할 방법을 찾아보자는 이야기를 꺼냈다.

생각해보면 지칠만도 하다. 첫 한 달은 수면을 도메인으로 잡고 슬립트레인을 만들었고, 그 다음 한 달은 실내지도 기술을 기반으로 달려왔다. 기획을 몇 번 하고 디자인을 몇 번 했는지, 개발 세팅은 몇 번 했는지. 카페에 가서 짤막한 회고를 했다.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학습은 보람찼는지, 원하는 방향으로 간다고 느끼는지, 지금의 진행에 대해 불만은 없는지.

여태 팀플을 하면서 전원이 T인 팀은 처음이다보니 돌아온 대답들이 예상 밖이었다. 지치는 건 지치는 거고, 일은 일대로 잘 하면 된다. 이렇게까지 왔는데도 지치지 않고 함께 앞으로 갈 수 있는 팀원들을 만난 것에 감사했다. AR 기능을 넣는 쪽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더 이상 Mappedin 결제 승인이 나는 걸 기다릴 수는 없다는 판단 하에 자체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다.

그 결정은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 팀을 살린 결정이 되었고, 어떤 의미에서 보면 몇 시간동안 우리에게 지옥같은 절망을 선사하기도 했다. 200달러를 결제했는데(사실 실수로 두 번 결제돼서 환불받기 전까지는 400달러였다.) 우리가 가장 기대했던 imdf 추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었다. 길게 말할 게 없다. 다른 건 너무 잘 되는데, imdf가 안 됐다.

하...희망을 잃은 듯 했다. 이게 안되면 도대체 어떻게 지도를 그리지? 다시 QGIS로 돌아가야 하나? 이미 지도를 시작한 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모두가 멘붕이 왔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실내지도를 버리게 될 거라는 직감이 강하게 들었다.

멘탈이 나간 채로 점심을 먹고 기숙사에서 나왔는데, 엘레나가 지네에 물렸다. 신발을 대충 구겨신고 나온 모양이었는데 신발을 고쳐신는 과정에서 그 속에 있던 지네가 엘레나의 발을 물고 도망친 것이었다. 처음에는 너무 웃겨서 영상을 찍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이 심각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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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병원에 들러 치료를 받고, 약도 받았다. 모든 조치가 끝나자 시간은 두 시간이 넘게 흘러 있었다. 악재가 겹쳤다. 하... 에어, 핀과 함께 카페에 가서 한참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 새로운 걸 한다면 어떤 걸 할 수 있을지, 실내지도를 계속 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이것을 해결할 수 있을지.

최선을 다해 이것저것 시도했지만 뾰족한 수가 나오지는 않았다. 답이 안 보였다. 너무 괴로웠는데, 그래도 배는 고프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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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고 곱창을 먹었다. 맨날 맛있는 밥만 먹는 것 같다. 팀 6명 중에 어떤 조합으로 모여서 식사를 해도 재미있다.

어떻게든 될 것이다. 기숙사에 돌아와서 에어와 러닝을 하는데, 만약 이게 엎어지면 뭘 하면 좋을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에어는 C4때 후회가 남았던 NLP를 다뤄보고 싶다고 했다. 나도 할 수만 있다면 그걸 하고 싶었지만, 딱히 사용할 수 있는 사례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답답했다.

근데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는데 갑자기 머리에 전구가 켜진 듯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스크린샷을 찍은 후 우리의 앱으로 내보내기를 한다면? 그걸 알아서 정리해준다면 어떨까?" 대박일 것 같았다.

기숙사에 다시 돌아오자마자 맥북으로 영상을 찍었다. 팀원들에게 보내기 위해서. 지금의 벅찬 감정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 감정이 실제 프로덕트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가슴이 뛰는 건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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