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으로 실내지도 앱에 대한 기획과 디자인, 그리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작업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이 있는데, 좋은 디자인으로 잘 만들어도 기존의 카카오맵 / 네이버맵과 다른 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한끗의 차이를 만들겠다고 시작한 프로젝트이기에, 큰 차이가 없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쇼케이스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발동하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와우포인트가 부족하다고 느껴서일까? 멀리 카페에 와서 두 시간 가량을 끙끙 앓았다.
지금 우리는 잘 가고 있을까? 월 200달러짜리 서비스를 구독하지 않으면 진행이 되지 않는데, 구독을 한다고 해도 그것이 잘 작동할 거라는 보장이 100%도 아닌데, 엘레나는 테스크플로우를 빡빡하게(아주 정석적으로, 잘)그리고 있고, 개발자들은 익숙하지 않은 UIKit을 공부하고 있으며 마틴은 거의 정보가 없는 IMDF에 대해 계속해서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있다.

물론 팀이 함께 책임을 지는 것이지만 팀을 빌딩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무척 무거웠다.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아 지나간 회고들을 작성하고, 그간 찍었던 사진들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 팀이 정말 팀이 되긴 했구나, 하는. 정말 많은 곳들을 가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 깊이 있는 이야기들도, 가벼운 가십거리들도 있었다. 9월 첫 주부터 함께 도전하고 실패하고 절망하고 기뻐했다.
해내야 한다. 해낼 것이다. 그리고 그걸 위해선 각성해야 한다.
저녁을 먹고 C5에 돌아와 엘레나와 마틴을 만났다.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어떻게 하면 이 앱에 "킥"을 넣을 수 있을 지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그때 엘레나가 영상을 하나 보여줬는데, 구글 지도에서 경로 안내를 하는 중 휴대폰을 정면을 향해 기울기를 바꾸면 지도가 AR로 바뀌며 마치 증강현실 게임처럼 경로안내를 볼 수 있는 경험에 대한 것이었다.

나는 영상을 보자 마자 "이건 진짜 와우포인트인데요?" 라고 말했다. 그래, 이런 요소가 필요했던 거야. 이런 걸 찾아보면 되는 거야. 가슴이 다시 뛰었다. 옆에 서 있던 에어는 애플워치를 켜서 가만히 있는데도 심박수가 110을 상회하는 걸 보여줬다. 아마도 에어가 짝사랑을 시작하는 것 같다.(여담이지만, 저 멀리 누군가가 있는듯해 보였다.)
C5에서 나와서 복식 배드민턴을 쳤다. 땀을 흘리니 스트레스가 풀렸다. 우리는 해낼 것이다. 보여줄 것이다. 왜? 우리는 팀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