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고 긴 추석 연휴 기간이었다. 팀원들과는 종종 슬랙에서 만나긴 했다. 생각한 것보다는 일을 많이 하지 못했고, 동시에 어떤 면에서는 일을 많이 한 것 같기도 하다. 어떤 것들을 했는지 정리해보면 좋을 것 같다.
1. 길찾기에 대한 리서치
팀원 모두가 본가로 돌아간 추석 기간이었다. 실내/외를 막론하고 어떤 곳을 찾아가기 위해 어떻게 행동하는 지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했다. 길을 찾아간다는 건 우리에게 너무나 자연스럽고 익숙한 행위이기에, 낯설게 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대단한 인사이트가 나오지 않더라도 일상속에서 리서치를 진행하다 보면 도메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며, 팀으로써 움직일 때에 시너지가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이렇게 진행한 리서치를 슬랙 음성회의에서 나누다 보니, 서로가 생각하는 길찾기에 대해, 만들고 싶은 앱에 대해 의견과 생각을 맞출 수 있었다. 2. 어떤 앱을 만들 지에 대한 정의
앞서 언급한 리서치와 함께 기획을 진행했다. "실내지도"라는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브레인스토밍, 아이디에이션을 했다. 사실 이미 뇌가 많이 굳어있어서, 회고를 쓰는 지금 시점 돌아보면 그렇게 창의적인 것을 꺼내지는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쇼케이스라는 연말 아카데미 결산 행사에서 이 앱을 보여줄 것이기에, 이 행사의 여러 부스들을 커버할 수 있는 앱을 만들기로 했다. 여기서 조금 헷갈리는 포인트들도 있었고, 그로 인해 추석에 디자이너들(나와 엘레나)이 많이 고생했다...
어느정도의 정의는 했다고 생각했는데, 거기서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는 배움을 얻었다.
3. 기술 탐색
애플 지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Mapkit을 import해서 코드를 짜는데, 최신 SwiftUI가 아닌 UIKit을 사용해야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그렇기에 추석 기간동안 기획/디자인과 개발 관련 지식을 쌓는 일을 병렬적으로 하기로 했다.
우리 팀의 개발자들은 이미 수면 도메인에서 앱을 함께 만들어 보았기 때문에(우리의 은어로, 에렌예거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지만) 소통 방식에는 어려움이 적어진 듯 했다.
4. 디자인

나와 엘레나는 Lo-fi를 그렸다. 새벽 늦게까지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수면 도메인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극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급한 마음을 뒤로하고 최선의 꼼꼼함으로 앱을 설계하려 했다.(하지만 연휴가 끝난 후 보니 구멍이 송송 뚫려있었다...)
좋은 디자인이 뭘까?
지도 앱을 디자인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이다. 나는 분명 새롭고 다른 느낌을, 경험을 주는 앱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선택의 갈림길(디자인 A안, B안 중에서 고르는 등의)에서 더 좋은 것을 고르고 또 고르다보니 우리의 결과물은 기존의 지도 앱들과 무척 닮아있게 되었다. 네이버맵, 카카오맵, 심지어 애플 맵까지...
다름을 지향한 건 아니지만 무언가 신선한 충격을 주고 싶었는데, 멘탈모델을 고려하고 사용자의 피로도를 고려하면서, 어쩌면 본질만 남기는 가지치기를 하는 과정에서 앱이 심심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기도 하다.
이 고민에 대한 답은 아직도 내리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디자인이란 흐름이다. 멈춰있는 순간,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정답을 정의하는 순간 좋은 디자인에서 급격히 멀어지기에 디자이너는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끊임없이 괴로워하며 가장 좋은 것을 빚어내야 한다.
그리고 그 태도가 한 끗을 바꾼다.